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이제야 봤다 by Scarlett


2000년대 중후반 덕후계를 거의 주름잡다시피 했던 엄청난 흥행작품이지만 여태 보지는 않았었는데, 웹서핑을 하다 이 작품이 이미 고전취급(나온지 이제 십년이 다 되어간단다..) 받는 걸 보고 약간의 쇼크를 받은게 계기가 되어 요 며칠 동안 정주행을 죽 하게 되었다.
그림체도 취향이 아닐 뿐더러 이런 류의 캐릭터 모에 위주의 애니메이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보지 않았던 건데, 정작 다 보고 나니 왜 그렇게 히트했는지 알겠더라.
개인적으로 쿄애니의 애니메이션 제작 스타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실제로 작품들도 보다가 안맞아서 때려친 게 부지기수인데, 여태까지 본 쿄애니 작품 중 제일 재미있었다.(물론 1기 한정)

다만 6화까지는 이야기의 결이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한데, 이후로는 이야기의 흐름이 다소 중구난방이라고 느꼈는데 아니나다를까 원작가가 원래 완결지으려고 했던 이야기는 6화까지라고...인기 있으니까 팔려고 늘인 거구나...-.-;;
하긴 캐릭터 운용이 너무 좋아서 그대로 끝내기에는 많이 아까운 작품이긴 하다. 이야기의 완결성만 놓고 보자면 6화에서 끝내는게 좋았겠지만....

사실 이런 라노벨 원작의 씹덕용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을 좀 가지고 있었는데, 모에 애니메이션이라고 다 같은 수준은 아니라는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캐릭터로 어필하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 아님. 특히 요즘같은 시기에는.
아마 이 애니메이션을 기점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좀더 노골적으로 모에를 팔기 시작했던 것 같다.
물론 이전에도 그런 애니들이 없었던 건 아닌데,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 류의 작품들을 다소 멸시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었고 실재로 작품 퀄리티도 그다지 높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 작품이 그런 모에 애니메이션들의 양지화+고퀄리티화 하는데 기폭제가 된 셈이랄까. 이제는 뭐 모에를 안 내세운 애니를 찾기 힘들 정도로 대세가 됐으니.

사실 이런 류의 흐름을 탐탁치 않아 하는 나로서는 이 애니메이션에 애증의 감정이라도 가져야 하는 건 아닐까 싶지만, 이 작품이 굉장히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애니라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물론 1기한정)
나온지 거진 십년 다된 애니가 아직까지 우려먹고 있으면 말 다했지. 원작가가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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