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소설을 통해 본 영국신사들의 명암 by Scarlett


영국은 가본적도 없고 영국사람은 만난 적도 없지만 소설이나 영화 같은 매체에서 영국이란 나라는 제법 매혹적인 나라로 다가왔다.

그도 그럴 것이 셜록홈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제인 오스틴의 달콤한 로맨스가 있는 나라 아닌가.

영국의 근대 시절에 나온 소설들은 끊임없이 지금도 재생산하고 있으며 아마 자기네 나라 고전이 범세계적으로 소비자들한테 꾸준히 어필하는 나라도 영국이 제일일 것이다.


저자는 레벨 만렙의 영국소설 덕후로서 제목 그대로 영국소설을 통해 본 영국신사와 - 그들의 배경인 당시 영국사회의 실상- 들을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영국의 신사도는 중세 기사도에서 유래했는데, 사실 기사도는 중세 유럽에서 전반적으로 유행한 사회적 필요해 의해 만들어진 정신으로 '영주에게 충성하고 숙녀(영주의 아내)를 보호한다.'를 기본 모토로 삼고 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스시대 신화의 영웅을 원류로 보긴 하지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것은 기사도라 하는게 옳은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도가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면서 신사도로 바뀐 것인데, 그 모토는 크게 다르지 않다. 영주가 대영제국(혹은 여왕)으로 바뀌고 숙녀는 여전히 영국 신사들이 보호할 대상이었을 뿐.


책의 상당 부분은 근대시절 나온 영국소설과 그 사회에 대해 주력해 서술하고 있는 편이다.

이에 대해 불만(?)을 품는 독자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인지도 있는 영국소설들은 다 그 시대가 배경이니 그다지 납득 못할 부분은 아니다.(무엇보다 저자 자신이 그 시절 소설을 좋아하는것 같다.)

단순히 영국신사에 대한 담론만 풀어놓는 것이 아니라 당시 중상류층 영국인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떻게 처신했으며 남녀 관계의 구애 이야기 등등 전반적인 생활양식과 시대 묘사가 충실한 편으로, 근대시절 영국의 생활상이 궁금한 사람들이 읽으면 무척 만족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저자의 다소 편향된 관점이 보일 때가 있었는데, '당시 영국 신사들이 소설에 나오는 신사들처럼 모두가 이상적인 신사는 아니었다.' 라고 서술하면서도 '한국의 양반이나 일본의 사무라이에 비해서는 그들은 좀 더 관대했다.'라고 뒤에 덧붙이는 걸 봐서는 상당한 영국 빠순이인듯 했다.(그래도 나이가 있는 학자이다보니 온라인에 널린 영국병 걸린 처자들처럼 대놓고 티내지는 않는다. 은연중에 느껴질 뿐ㅎㅎ)

적어도 저런 결론을 내려면 역사적 사료에 입각해서 좀 더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해 적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어디까지나 픽션이니까.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꽤 괘찮은 책이다. 익숙한 소설들(물론 여기에 언급된 소설들을 전부 다 읽어본 것은 아니다. 저자의 영국소설 덕력은 어마어마하다.)을 가지고 설명을 해서 그런지 상당히 이해하기 쉽고 섬세한 느낌의 학술서적이었다. 추천. 


덧글

  • kiekie 2015/11/27 12:55 # 답글

    덕후 냄새가 물씬 나는 책이로군요ㅋㅋㅋ 역시 좋은 컨텐츠는 덕후가 만든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 Scarlett 2015/11/28 11:27 #

    저자의 영국 덕력에 새삼 김탄하며 봤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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